'시카고'는 뮤지컬 영화로 스타들의 집합소라고 불릴 만큼 등장인물들의 라인업이 굉장히 화려하다. 영화 속에서 벨마와 록시의 인연은 감옥에서 시작되는데 마지막에는 공연까지 함께 하는 사이가 된다. 뮤지컬 영화가 상업성이 무척 강하다고 생각했던 나의 선입견을 무참히 깬 영화이기도 하다. 또 영화는 개인 이기주의를 비판하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1. 줄거리 감옥에서 만난 벨마와 록시의 인연
관객들 앞에서 화려한 쇼를 선보이는 벨마(캐서린 제타 존스)를 그저 관객석에서 지켜보며 자신의 꿈을 키우는 록시(르네 젤위거)는 어느 날 남자친구를 무참하게 죽이고 감옥에 가게 된다. 이유는 남자친구가 단순히 하룻밤 그녀와 육체적인 관계를 하고 싶었을 뿐이고 뮤지컬 캐스팅 관련 관계자를 소개해 준다는 것도 거짓이었다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감옥에서 자신의 동경의 대상이었던 벨마를 만나게 되는데, 벨마는 남편과 친동생의 불륜을 목격하고 둘을 동시에 죽여서 감옥에 갇혀있었다. 벨마는 빌리(리처드 기어)라는 능력은 매우 출중하나 돈만 밝히는 탐욕스러운 변호사를 고용했는데, 록시 또한 빌리에게 자신을 변호해 줄 것을 요청한다. 빌리에게 먼저 의뢰했던 벨마는 록시 때문에 재판 기일이 밀리게 되면서 록시를 싫어하게 되는데, 이 와중에 갑자기 록시보다 더 큰 화제의 인물인 키티(루시 리우)가 나타나자 록시도 벨마처럼 빌리의 관심에서 밀리게 된다. 영악한 록시는 남편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거짓말을 하면서 재판장과 여러 사람들의 동정표를 얻는다. 결국 록시는 무죄 선고를 받게 되는데 그녀의 선고가 떨어지자마자 곳곳에서 여자들이 자신의 남편들을 죽이는 사건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난다. 벨마도 곧 출소를 하고 여러 오디션에서 계속 떨어지기만 하는 록시에게 함께 쇼를 하자고 제안하고 벨마를 싫어하던 록시도 곧 설득이 되어 함께 무대에 올라 신나게 공연을 한다.
2. 등장인물 라인업이 굉장히 화려한 스타들의 집합소
등장인물을 살펴보자. 록시 하트 역에 르네 젤위거 벨마 켈리 역에 캐서린 제타 존스, 빌리 플린 역에 리처드 기어가 나온다. <시카고>는 등장인물들의 라인업이 굉장히 화려하기 때문에 스타들의 집합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주 유명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이 연기력 좋은 배우들이 가창력 좋게 노래를 부르고 화려한 춤까지 선보이니 영화 '시카고'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었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로 유명한 캐서린 제타 존스는 그 존재감만으로도 그 이상의 설명이 필요치 않았다. 그런데 조금 놀랐던 부분은 처음에 르네 젤위거를 내가 알아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시카고'에서는 르네 젤위거의 살이 많이 빠져 마른 체형이었는데 그 때문인지 이전의 사랑스럽고 편안한 이미지가 사라진 것 같았다. 알고 보니 원래 르네 젤위거는 살찌는 체질이 아닌데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 일부러 살을 많이 찌운 거라고 한다.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스위트 가이 리처드 기어가 익숙하지 않은 얄미운 악역을 맡았다. 극에서 맡은 역할이 비호감 캐릭터라 걱정했는데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부드럽고 멋있는 리처드 기어의 젊은 시절 모습을 볼 수 있어 참 좋았다. 이 영화 '시카고'는 원작이 뮤지컬이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음습하고 썩 기분 좋지는 않으나 음악과 춤이 함께 어울릴 때는 나의 어깨가 신나게 들썩이기도 했다. 주인공으로 출연했던 배우들이 평소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 자주 나왔기 때문에 배우들의 재발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 리뷰 뮤지컬 영화에 대한 나의 선입견을 깬 영화
뮤지컬 영화라는 장르자체를 선호하지 않는 나로서는 영화 '시카고'가 썩 좋은 영화로 보이지 않았고 그래서 그동안 보지 않고 있었다. 왜냐하면 내가 아는 다른 뮤지컬 영화들은 스토리가 그다지 탄탄하지 않고 지나치게 음악적 요소에 치중하거나 시각적인 부분에만 힘을 쓴 작품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연기력도 없는 인기 스타들만 캐스팅하여 영화의 흥행에만 집중하는 상업성이 무척 강하다는 선입견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는 내가 얼마나 큰 실수를 저질렀는지 후회를 했다. 영화의 내용에 사람을 죽이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와서 조금 어둡고 무서운 분위기가 연출되기는 하지만 영화가 생각보다 너무 재밌었고 볼거리가 풍성해서 뮤지컬 영화에 대한 나의 선입견이 무참히 깨졌다. 영화 '시카고'는 잘 만들어진 범죄 스릴러 영화처럼 탄탄한 스토리 라인이 있었고,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00년대 초반의 개인 이기주의가 판치는 시대 상황을 비판하는 나름의 메시지가 있는 영화이다. 나는 이전에 뮤지컬로 시카고를 본 적이 있는데 사실 그날 너무 피곤해서 공연 초반부터 잠이 들어버렸다. 그래서 휘황찬란한 무대와 시끌벅적한 음향 정도만 내 기억 속에 남아있지 내용은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기대를 안 해서 그랬는지 반전으로 영화는 무척이나 재밌었고 러닝 타임 내내 영화에 흠뻑 빠졌던 것 같다. 나에게는 없는 독하고 냉혹한 여주인공들의 행동들을 보며 이상하게 쾌감이 느껴졌고 대리 만족을 한 부분도 한 몫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