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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은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이다. 줄거리는 가난한 기택(송강호)의 모든 가족이 서로 가족임을 속이고 부자 박사장(이선균)네 집으로 취업해 기생충 같이 살며 뻔뻔한 행태를 보이는 내용이다. '기생충'의 배우 이정은이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좋은 연기를 선보였고, 뒤통수를 한대 세계 얻어맞은 듯한 강력한 메시지를 주는 영화이다. 

기생충
기생충

1. 줄거리 기택 가족의 기막힌 기생충 같은 행태

2019년 5월 30일에 개봉한 영화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92회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하며 한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아주 유명한 영화이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영화의 줄거리를 살펴보자. 주인공 기택(송강호)의 가족은 매우 가난하여 빛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반지하 방에서 다섯 가족이 산다. 그러나 가난에 익숙해져서인지 어떤 사람도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지는 않는데 어느 날 첫째 아들 기우(최우식)가 친구의 과외 선생님 자리를 대신 들어가게 되면서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가게 된다. 기우는 큰 딸 다혜(정지소)에게 영어를 가르치게 되는데 박사장의 부인 연교(조여정)가 사람을 잘 믿는 단순한 성격임을 알아채고 동생 기정(박소담)을 박사장네 아들 다송(장현준)의 미술 교사로 끌어들인다. 이후 이 가족의 기막힌 기생충 같은 행태가 시작된다. 기우의 어머니(장혜진)도 박사장네 가정부로 취업을 하고 원래 있던 가정부인 문광(이정은)까지 쫓아내 버린다. 아빠 기택은 박사장의 운전기사로 취업을 하는데 놀랍게 박사장네 가족들은 기택의 가족들이 자신들을 속이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고 바보같이 당한다. 문광은 지하실에 숨겨놓았던 근세(박명훈)에게 밥을 제공해 주라는 부탁을 기택의 가족이 거절하자 그때부터 서로 죽고 죽이는 유혈사태가 벌어지고 결국 문광, 연교, 기정이 죽고 기택은 도망자 신세가 되며 영화는 끝이 난다.

2. 등장인물 문광 역할의 이정은의 완벽한 캐릭터 소화

등장인물로는 송강호(기택 역) , 이선균(동익 역), 조여정(연교 역), 최우식(기우 역), 박소담(기정 역), 이정은(문광 역), 장혜진(충숙 역), 박명훈(근세 역), 정지소(다혜 역), 정현준(다송 역), 특별출연으로는 박서준, 서복현, 심수미가 있다. 영화 '기생충'은 세계적으로 인정될 만큼 그 작품성이 매우 뛰어나기도 하지만 한국에서 연기력 좋기로 소문난 배우들이 많이 출연하여 보는 즐거움이 큰 영화이기도 하다. 모든 배우들이 극 중 캐릭터를 다들 너무 잘 소화했기 때문에 누구 하나에게 몰아주듯 찬사를 쏟기란 어렵지만 굳이 한 명을 꼽으라고 한다면 문광 역할을 맡았던 이정은 배우라고 말하고 싶다. 마치 금방이라도 우리 집 초인종을 누르고 문 앞에 나타날 것 같은 공포스러운 기분이 들게 할 정도로 이정은은 문광이 살아 있는 듯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했다. 작년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도 제주도민처럼 제주도 방언을 완벽하게 소화시키고, 극 중 생선 장수의 억척스럽고 강인한 여장부의 캐릭터를 너무나도 잘 묘사하여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바 있는 배우이기도 하다. 어디서 본 듯하고 옆집에 살 것만 같은 친숙한 이미지가 우리들에게 더욱 이정은을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운 것 같다. 인물 특성상 연기하기가 꽤나 어려웠을 텐데 마치 원래 그렇게 살아왔던 사람처럼 그렇게 이정은 문광의 역에 녹아들어 있었다. 

3. 리뷰 뒤통수를 한대 세게 얻어맞은 듯 얼얼한 기분

나는 이 영화의 포스터를 처음 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사실 이 포스터가 내 기분을 그다지 좋게 하지는 않는데 역시 봉준호 감독만의 색깔이 뚜렷하게 담긴 포스터라는 느낌을 받았다. 포스터 안에는 '행복은 나눌수록 커지잖아요'라는 소름 돋는 말이 기재되어 있다. 분명히 맞는 말이고 정말 따뜻한 말이기도 한데 이 가족의 행태를 보면 뒤통수를 한대 세게 얻어맞은 듯 얼얼한 기분이 든다. 저 모순된 문장 하나를 통해 우리는 이 영화 '기생충'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느낌으로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뛰는 기생충 위에 나는 기생충이 있었다. 기택 가족이 기생충인 건지, 문광 가족이 기생충인 건지, 과연 누가 더 레벨 높은 기생충인지 따지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면서 심한 허탈함까지 들었던 것 같다. 박 사장의 집에 기택의 모든 가족 구성원은 거짓말로 취업하고 그 상황을 즐긴다. 이 가족의 모습만 보더라도 이미 충분히 충격적인데 지하실에 남편을 몰래 숨겨둔 문광을 보고는 너무 놀라 말문이 막혀버렸다. 나는 감독이 우리 사회에 주는 메시지가 정말 강력하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세상에는 상대방을 배려하여 베푼 호의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그것을 권리로 여기는 기생충 같은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영화 '기생충'은 이러한 우리 사회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며 우리를 깊이 반성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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