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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버드맨'은 주인공 리건(마이클 키튼) 이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스타 배우가 나이가 들고 자신을 찾는 곳이 없자 방황하게 되고 결국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 배트맨을 연기했던 마이클 키튼의 존재감을 재확인시켜주는 작품이고, 젊은 시절과 같이 화려함 뒤 찾아오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부분들에 대해 일깨워주는 영화이다.

버드맨
버드맨

1. 줄거리 화려한 시절 이후 정체성을 찾아가는 리건

<버드맨>이라는 영화를 사실 아카데미 수상작을 공부해 보기 전에는 몰랐었다. 영화의 분위기가 다소 무겁고 장르조차 파악하기 힘든 나의 관심 밖 장르이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아카데미상 수상작들을 하나씩 시청하는데 <버드맨> 영화의 수상내역을 보며 깜짝 놀랐던 점이, 제작비가 그리 많이 들지도 않았던 이 작은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촬영상 총 네 부문을 모두 휩쓸어 버린 아주 거인 같은 작품이었던 것이다. 줄거리는 대략 이러하다. 젊은 시절 '버드맨'이라는 히어로 영화의 주인공 역할을 해서 한 때 엄청난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리건 톰슨이라는 배우가 나이가 들고 찾는 이가 없어지자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고, 보이지 않는 '버드맨'이라는 존재와 계속 이야기하며 인생을 힘들게 살아가지만 결국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영화이다. 화려한 시절과 현실의 괴리감이 너무 커서 자존감이 너무 낮아진 나머지 부정적인 생각들이 몰려오는데 그것을 '버드맨'으로 표현한 것 같다. 어떤 사건으로 SNS에 망신스러운 리건의 모습이 돌아다니자 리건은 공연 중 죽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리건이 실제 총을 맞고 쓰러지는 장면을 보고 관객들은 너무 실감 나는 연기라며 엄청난 호평을 쏟아내고 그는 다시 한번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 리건은 죽음 문턱에서 비로소 참된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게 되고, 허공에 있는 '버드맨'에게 꺼지라고 인사하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2. <배트맨> 마이클 키튼의 존재감

역시 등장 자체가 존재감을 나타내는 마이클 키튼이다. 그의 삶과 영화가 교차되며 연기를 하는 것인지 그의 마음의 소리를 표현하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로 나도 극에 몰입을 했던 것 같다. 예전에 재밌는 기사를 하나 봤는데 미국 영화 전문 매체에서 역대 배트맨 중 역대 최고의 배트맨은 누구인지 뽑는 투표를 했었다. 후보들이 하나같이 모두 쟁쟁했는데 발 킬머, 조지 클루니, 크리스천 베일, 벤 애플렉 그리고 마이클 키튼이었다. 나는 사실 배트맨을 떠올리면 크리스천 베일이 단박에 떠오르는데 놀랍게도 1위로 선정된 것은 오늘 소개한 '버드맨'의 주인공 리건 역을 맡았던 마이클 키튼이 선정되었다. 그러나 나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그 1위가 납득이 되었는데, 그 이유는 1989년 북아메리카 전체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하며 전 세계에 배트맨 바람을 불게 한 배트맨이 바로 마이클 기튼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연식이 좀 있는 배우이다 보니 솔직히 지금의 20대나 30대 친구들은 이 위대한 배우를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마이클 키튼은 생각보다 여러 작품에 출연하여 좋은 연기를 선보인 배우다.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스포트라이트'에서 월터 역을 맡았고, 로보캅, 파운더, 스파이더맨 등 52개가 넘는 필모그래피를 확인할 수 있다. 그는 꾸준히 우리 곁에 있었음에 분명하다. 그리고 목소리가 좋아서인지 토이스토리, 미니언즈 등과 같은 애니메이션에서 목소리 연기도 자주 하는 다재다능한 배우다. 

3. 평가 젊은 시절 뒤에 찾아오는 미처 알지 못한 부분들

<버드맨>은 제목만 들으면 무슨 영화인지 감이 잘 오지 않는 영화다. 사실 아이언맨,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어벤저스와 같은 슈퍼히어로 영화인 줄 알았는데 아니어서 약간 당황하기도 했던 영화이다. 네이버 평가나 평론가 평가를 보면 영화의 내용을 이해하기가 조금은 난해했다는 평가들이 꽤 보였다. 그렇지만 나는 무난하게 잘 봤기 때문에 나의 평가는 그렇게 썩 나쁘지는 않고 이해하기도 수월했던 영화이다. 어떻게 보면 주인공 리건이 '버드맨'을 맡아 화려한 시절을 보냈다는 점이 실제 마이클 키튼이 '배트맨'을 맡아 일확 스타 덤에 오른 것과 비슷하여 오히려 나는 영화에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버드맨을 보는 중에도 이게 지금 마이클 키튼의 이야기를 영화화한 것인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으니까 말이다. 덕분에 감정 이입은 확실히 다른 영화보다 더 잘 된 것은 사실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심각한 문제가 되는 연예인들의 약물 복용 문제가 바로 이런 화려함 뒤에 찾아오는 공허함과 낮아지는 자존감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젊음은 한순간이고, 돈도 한순간에 몰려와 순간 사라진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는데, 나도 나이를 들어가면서 그 말에 굉장히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졌다. 누구에게나 꽃보다 아름다운 화려한 젊은 시절이 있기 마련인데 우리에게 이 화려한 인생 뒤에 찾아오는 미처 알지 못한 부분들에 대해 일깨워주는 영화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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