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청룡영화상을 휩쓴 영화 <밀수>는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영화의 줄거리는 화학공장이 들어서고 바다가 오염되면서 생계가 막막해진 해녀들이 바다에 던져진 밀수품들을 주워 운반해 주며 돈을 벌려는 과정에서 일이 점점 커지는 과정을 담아낸 이야기다. 화려한 출연진들의 탄탄한 연기력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1, 영화의 정보
영화 <밀수>는 화려한 출연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평가가 그렇게 썩 좋은 편은 아니어서 그동안 보지 않았던 영화다. 네이버 평점도 근소하지만 8점 이하여서 눈길이 가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각종 시상식에서 노미네이트 되자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의 제작비는 175억 원이고 손익분기점이 400만 명인데 총동원 관객은 514만 명을 기록했다. 블록버스터 영화도 아닌데 생각보다 제작비도 많이 들어 의아하기도 했고, 손익분기점이 걱정이 될 만큼 높았던 <밀수>는 다행스럽게 쟁쟁한 출연진들의 열연으로 인기몰이에 성공했고 손익분기점을 가뿐히 넘어섰다. 흥행 돌풍을 이어나가나 싶었는데 이후 연기파 배우 이병헌이 주연을 맡은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개봉하면서 관객들의 관심을 빼앗기고 조용히 막을 내린다. 이 작품은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해외직구로 크고 작은 물건들을 손쉽게 주문하고 받아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50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일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밀수가 횡행했다고 하는데 당시는 그러한 사실을 잘 알면서도 딱히 잡아낼만한 감시망도 약했다고 한다. 포스터에도 보면 빨간 나팔바지를 입고 화려한 무늬의 셔츠를 입은 배우들의 모습이 나오는데 이런 옛시대를 표현하게 위함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배우들이 너무 예쁘고 잘생겨서 옛날 느낌이 덜 들었던 것 같다. 영화의 감독은 코로나 팬데믹 때도 각종 상을 휩쓴 영화 <모가디슈>를 만든 류승완 감독이다. 영화 <베테랑>으로 천만관객을 동원한 영화를 만든 바 있는 아주 유명한 감독이다.
2. 줄거리
<밀수>의 줄거리를 살펴보자. 평화롭고 자연이 살아 숨 쉬던 군천 마을에 느닷없이 화학 기업이 들어오게 되면서 바다는 공장에서 나오는 폐수로 오염이 심각해진다. 바다에서 잡은 해양 생물들을 통해 생계를 이어 나가던 해녀들은 앞으로 살 길이 막막해지고, 폐기 넘치는 춘자(김혜수)는 우연히 밀수로 바다에 던진 물건을 주워 전달하기만 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에 춘 차는 해녀의 수장인 진숙(염정아)에게 물건만 주워다 주면 된다고 밀수에 가담할 것을 설득한다. 생계가 막막한 해녀들을 위해 진숙은 큰 결단을 내리고 밀수에 가담하게 도니다. 그러던 중 밀수계의 큰 손 권상사(조인성)를 알게 되고 서로 속고 속이는 더 큰 밀수의 세상으로 빠져든다. 나중에는 일이 점점 더 커져 걷잡을 수 없는 큰 판이 벌어진다. 영화 속에서 장도리라는 인물과 세관원은 탐욕스러운 악역으로 나오는데 이들은 권상사를 죽이고 다이아가 든 밀수품을 자신들이 가지려는 음모를 꾀한다. 여기서 배우 조인성의 인생에 앞으로 없을 최고의 액션 장면이라 호평을 받은 맨손 결투 장면이 나온다. 이후 장도리와 세관원이 다이아를 자신들이 독식하게 위해 해녀들을 바다에서 몰살시키려고 계획하지만 결국 물속의 최강자인 해녀들은 살아남고 악역들은 죽게 된다. 마지막 장면에서 병원에 있는 권상사를 춘자가 찾아가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이 나서 밀수 2편을 위한 결말이 아닌지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결말을 보여준다.
3. 2023년 청룡영화상을 휩쓴 영화 <밀수>!
2023년 11월 24일 화려한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개최되었다. 이번 회차에는 청룡영화상에서 30년 동안 꾸준히 진행을 맡았던 배우 김혜수가 마지막 진행을 하면서 청룡영화상을 수상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김혜수는 밀수에서 춘자 역을 맡은 배우로 동료 배우들에게 존경받는 연기자일만큼 대단한 카리스마와 연기력을 가진 인물이다. 밀수를 통해 어떤 상도 받지는 못했지만 30년 동안 한 자리를 지키며 그 존재감만으로도 빛나는 김혜수가 청룡영화상을 수상하니 너무 감회가 새로웠다. 나도 참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고 청룡영화제를 떠올리면 배우 김혜수가 바로 떠오를 만큼 그녀는 청룡영화상의 상징적인 존재이다. 진행자 자리에 더 있어도 될 것 같은데 이제 더 이상 진행자로 볼 수 없다는 사실이 한편으로는 슬프기도 했다. 누가 과연 김혜수의 자리를 이어갈지 궁금하기도 한데 김혜수의 존재감을 능가할만한 여배우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밀수>는 이번 청룡영화상을 휩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서 영광스러운 수상소식을 알렸다. 청룡영화제 최우수 작품상과, 음악상(장기하)을 수상했고, 남우조연상으로 조인성이, 인생에 단 한번 받을 수 있는 신인 여우상에 떠오르는 샛별 고민시가 수상했다. 사실 재밌긴 했지만 이렇게 많은 상을 휩쓸 만큼 정말 좋은 영화였는지 모르겠다. 관객들의 평가와 실제 평론가들의 평가가 약간은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