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빅쇼트>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에 대한 확신을 놓치지 않는 마이클 버리 모습을 매우 인상적으로 담아낸 실화를 배경으로 한 영화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속 주택 시장이 붕괴하는 미래를 예측하고 주식시장의 하락에 베팅하는 주인공 마이클 버리와 그를 둘러싼 여러 상황들을 바라보며 월가의 각기 다른 인물들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1. 정보 및 줄거리: 실화가 배경인 영화, 주택 시장의 붕괴
영화 <빅쇼트>에서 말하는 빅쇼트의 뜻은 거대한 규모의 공매도 혹은 결정적인 공매도를 뜻한다고 한다. <빅쇼트>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속 미국 주택시장이 붕괴하면서 미국 경제 전체가 무너지는 이야기이다. 놀라운 사실은 주인공 마이클 버리는 실존 인물이고 이 끔찍한 이야기가 실화이며, 그가 오늘도 월가에서 활발히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줄거리를 함께 살펴보자. 펀드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마이클 버리는 어느 날 주택 시장 모기지 상품의 이상기류를 감지하고 주택 시장이 붕괴될 것이라 예측한다. 그리고 모기시 시장이 하락했을 때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을 대규모로 사들인다. 이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투자은행 직원 자레드 베넷은 일생일대의 기회라 생각하고 큰돈을 벌 작정으로 헤지 펀드 회사를 대표 마크 바움을 찾아가서 주택 시장의 붕괴에 베팅을 하여 대량의 공매도를 할 것을 권유한다. 주택 시장이 활황이던 당시 마이클 버리나 자라드 베넷의 말이 그저 미치광이들이 떠들어대는 듯한 소리로 들리지만, 마크 바움은 직원들을 시켜 주택 시장에 대해 조사하기를 지시한다. 알아보니 집들은 대부분 공실이었고 심지어는 집 명의가 강아지의 이름으로 되어 있기도 했다. 충격을 받은 마크 다움은 결국 주택 시장의 붕괴에 표를 던지는데 결국 주택 시장은 처참히 무너지면서 하락에 베팅을 한 마이클 버리의 예측이 맞았음이 증명된다.
2. 등장인물: 월가 각기 다른 인물들의 모습
자레드 베넷은 <빅쇼트>에서 나오는 주요한 인물 중 한 사람인데 영화의 내레이션을 맡았다. 그의 차분하고 조용한 목소리가 극에 몰입감을 한층 높여줬던 것 같다. 그런데 영화 속에서는 굉장히 냉정하고 차가운 사람으로 나온다. 그는 세계 경제가 무너져 내릴 끔찍한 미래를 예측하면서도 오직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굉장히 이기적인 모습을 보인다. 영화 속에서 그는 직원들에게 함부로 대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그로 인해 나에게는 비호감으로 낙인찍힌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자레드 베넷은 사실 월가 사람들의 전형적인 예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또 여기서는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반가운 배우 브래드 피트가 나오는데 그가 맡은 캐릭터 밴 리커트는 월가에서 트레이더로 왕성하게 활동하다가 은퇴한 인물로 나온다. 내가 보기에는 이야기 흐름상 약간 생뚱맞게 등장하는 캐릭터여서 좀 억지스러운 면이 있기는 하지만 그나마 아주 냉혹한 월가에서 인간미 넘치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어디에도 베팅하거나 자신이 이득을 취하려는 태도가 전혀 없다. 이제 가장 중요한 인물인 마이클 버리를 살펴보자. 배트맨으로 유명한 배우 크리스천 베일이 연기한 마이클 버리는 어렸을 때 한쪽 눈의 시력을 잃어 의안을 끼고 살아 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려워한다. 사회성이 부족해서 그런지 그는 혼자 사무실에 틀어박혀 생각하고 혼자와의 싸움을 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그런데 그는 몇 날 며칠을 계속해서 자신의 생각이 맞았음을 입증하기 위한 피나는 노력을 한다. 무엇인가에 홀린 듯이 판서를 계속해서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고, 맨발로 회사를 돌아다니며 미친것처럼 책상을 드럼스틱으로 두드리는 약간 괴짜 같은 모습을 보인다.
3. 리뷰: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가지라
경제와 주식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빅쇼트>를 그저 재미로 본 것이 아니라 공부하려고 일부러 찾아본 영화이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월스트리트에서 명망 높은 위치에 있고 또 경제 분야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그런데 이런 경제 똑똑한 전문가들도 주택 시장의 붕괴를 놓고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린다. 심지어 하락에 베팅한 마이클 버리를 마치 미치광이처럼 취급까지 한다. <빅쇼트>의 주인공 마이클 버리는 실제로 주택 시장의 붕괴를 예측하고 하락에 베팅을 한 후 몇 년을 참고 기다린다. 단 하루도 견디기 어려운데 주식 투자인데 어떻게 그렇게 큰돈을 투자하고 몇 년 동안 인내할 수 있었는지 정말 주관이 어마어마하게 뚜렷한 것 같다. 하락에 베팅할 당시 주택시장은 활황이었고 이후 몇 년 동안이나 그 기세를 이어나갔기에 마이클 버리의 인내가 더 높이 평가되는 것 같다. 영화에서 브래드 피트가 우연히 알게 된 두 명의 청년들에게 공매도하는 방법을 알려주는데, 주식 시장이 붕괴되는 모습들을 보며 청년들이 환호성을 지르자 경제가 붕괴되면 수많은 사람들의 귀중한 재산과 목숨이 날아간다며 아주 따끔하게 꾸짖는다. 돈이 가장 먼저일 것만 같은 월가에서도 이런 인간미 넘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위로가 되었던 것 같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자신을 믿고 또 그 의견을 고수해 나가는 마이클 버리의 모습을 보며 나도 살아가며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을 통해 큰 일들을 이뤄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