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턴>은 <로맨틱 홀리데이>를 만든 여성 감독 낸시 마이어스 감독의 작품이다. 이 감독은 여자의 마음을 섬세하고 세련되게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서는 영화의 줄거리, 감독의 의도, 리뷰를 살펴보려 한다. 영화는 경험 많은 70대 인턴 벤(로버트 드 니로)과 열정 많은 30대 CEO 줄스(앤 해서웨이)가 친구가 되어 가는 과정을 그려냈다.
1. 줄거리
보기만 해도 포근해지는 마치 내 친할아버지와 같은 이미지인 로버트 드 니로(벤)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통해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앤 해세웨이(줄스)가 이 영화의 주연을 맡았다. 줄거리를 함께 살펴보자. 주인공 줄스(앤 해서웨이)는 30대 어린 나이에 창업에 성공한 사회적으로 매우 성공한 여성 CEO이다. 줄 수는 창업 2년 만에 직원이 220명에 달하는 큰 기업을 만들어낸다. 바쁜 나날을 보내는 가운데 사회 공헌 취지로 나이 많은 시니어 직원을 뽑게 되는데, 퇴직 후 무료한 생활을 보내고 있던 벤(로버트 드 니로)은 줄스의 회사에 인턴으로 지원하여 최종 합격하게 된다. 벤은 줄스의 비서 역할을 맡게 되는데 줄스는 너무나 바쁜 나머지 벤이 거의 투명인간인 듯 신경 쓰지 못하지만, 벤은 기분 나쁜 기색을 전혀 하지 않는다. 오히려 회사 곳곳을 돌아다니며 직원들이 모른 척하는 귀찮은 일들을 조용히 처리하고, 이런 벤의 모습은 직원들과 줄스의 마음을 녹여 신뢰를 얻게 된다. 그렇게 줄스는 벤을 자신의 운전기사 역할까지 맡기며 자신의 딸의 등하교를 맡기기도 하고 점점 벤의 자리가 커져간다. 그러던 어느 날 줄스는 남편이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난 사실을 알게 되면서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되고 절망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힘든 상황 속에서 벤에게 조언을 구하고 의지하며 둘의 우정은 깊어져간다.
2. 영화감독의 의도
우리는 <인턴>의 이야기를 통해 영화를 만든 낸시마이어스 감독의 의도를 금방 파악할 수 있다. 영화 후반부에 줄스는 남편의 외도로 말할 수 없는 고통스러운 순간을 맞이한다. 회사의 CEO로서, 엄마로서, 아내로서 그녀는 여러 역할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 그러나 그녀는 가장 소중한 남편을 잃은 후에야 비로소 가장 소중한 것을 놓치고 살아왔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녀가 사회적으로 쌓은 지위와 명성은 감히 누구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높고 크다. 그러나 그의 파트너인 남편은 곁에서 자존감이 떨어지기도 했을 테지만 그 보다 더 큰 외로움에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외도가 답은 아니지만, 무조건 줄스의 남편에게 손가락질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또 정신없이 바쁜 줄스는 사무실에서 유유히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직원들과 대화하고 지시를 내린다. 그런데 재밌게도 직원들 또한 이러한 모습이 지극히 자연스럽다. 그러한 곳에 나이 지긋한 70대 인턴 벤은 이러한 모습이 기괴해 보일 수도 있을법한데 그 모습을 이해하고 금방 받아들인다. 시대의 변화의 물결에 휩쓸려 떠내려 갈 것 같지만, 벤은 오히려 그 물결을 타고 서핑을 하는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최상단에 있는 CEO 줄스는 최하단에 있는 인턴 벤에게 조언을 구하고 위로를 받는다. 둘의 우정은 단순 어른과 젊은 사람의 경험을 공유하는 모습이 아니라 사회적 지위와 명성에 앞서는 인간의 인성에 초점을 맞춘다.
3. 리뷰
이 두 주인공이 많은 나이차이를 극복하고 사회적 지위를 초열 하여 진정한 우정을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봤다. 여러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벤의 열린 마음가짐이라 할 수 있는 것 같다. 벤은 외사에서 나이가 제일 많은 인턴으로 사람들에게 조금은 불편한 존재일 수 있지만, 그는 자신의 딸과 같은 나이를 가진 어린 직원에게도 매우 예의 바르게 행동한다. 그리고 자신이 살아온 세월이 길다는 것을 앞세워 경험과 연륜을 자랑하지도 않는다. 어른이라고 자신을 우대해 줄 것을 바라지도 않고 오히려 여러 책과 잡동사니로 정리정돈이 필요한 곳들을 일부러 찾아 조용히 정리해 둔다. 누가 시키거나 또 누구에게 보이려고 하는 행동들이 절대 아니라는 점이 멋있다. 그의 열린 마음과 경청의 자세는 굉장히 우리에게 많은 귀감을 주는데, 무엇인가를 억지로 해내려 하는 모습이 없고 모든 것을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해내려는 그의 태도가 바쁜 현대 사회인들에게 스스로를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 같다. 영화를 통해 또 한 가지 큰 울림을 준 것은 줄스의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순간들이다. 그녀는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처럼 오로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살아왔다. 열심히 일하면서도 가정일을 소홀히 한다는 죄책감도 있다. 이 모습은 비단 줄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들의 모습과 같다. 특히 육아와 직장일을 병행하는 여성들은 줄스의 모습을 보고 공감이 많이 됐을 것 같다.